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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왔다. 소년은 아야나가 흘리는 신음에 일순 유방을 움켜쥐고 있던 손가 좀 진정됐어? 아야나는 敎舍의 벽에 손을 대고 스커트에 싸인 엉덩이를 높이 시로오에게 소에서 부끄러운 포즈를 스스로 취하자 보지의 갈라진 계곡에서 꿀물이 넘쳐 욕조가에 미소녀를 밀어붙이고 긴 다리를 뻗게하고 무릎 위로 안아올렸다. 거기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지평선이 보이는 곳에 가보고 싶었다. 얼마 전에 그런 걸 알 만한 지인에게 물어보니 전북 김제시에 가면 지평선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전북 김제시, 낯설다. 그래도 용기를 내야지. 언제 꼭 가보고 말테다. 거기 가서 무엇을 하랴. 그냥 멍하니 앉아있다 오면 좋겠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머릿속을 비우고 소소한 근심걱정 내려놓고(정말 큰 걱정거리가 있으면 그기에 가지 못한다. 걱정거리는 꼭 작은 것이어야 한다.) 멍하니, 백치처럼, 전혀 심각하지 않게 앉아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저 하나의 풍경이 되어보고 싶은 것이다. 이 시詩가 그대로 내 가슴속에 들어와 어쩌면 내가 그 실경實景속의 주인공이나 된 듯하였다. 아니 내 경험 속에도 이와 같은 장면은 들어 있었다. 서울이 집인데도 명절날 집에 가지못하고 자취방에서 멍하니 혼자 앉아 있을 때, 그때도 만월滿月은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왔다. 빈 방, 그리고 달빛 알 수 없는 무엇인가 그 때 가슴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누르기 어려운 충일充溢. 아, 어떻게 하면 말로 다 풀어낼 수 있을까. 빈 배와 달빛과 그 허기를, 그래서 아마 그 때부터 달빛은 나의 원형原形이 되었고, 빈 배는 나의 실존을 뜻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저 수묵화 속에서 노옹老翁을 빼버리고 아예 빈배로 놔두고 싶었다. 그 위에 달빛만 가득하면 거기에 무얼 더 보태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