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분만 문화와 다양한 분만법 > 칼럼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여성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사건이자 귀중한 순간입니다. 출산이라는 의미는 새 생명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가족을 맞이 하는 희망입니다. 출산을 통하여 남편과 아내는 한 가족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출산이 부정적으로 생각되어 지는 것은 진통과 출산 시 갖게 되는 고통 때문입니다. “진통”은 고통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출산은 괴로움이며 여성들이 본능적으로 가지게 되는 두려움입니다.
실제적으로 출산은 위험한 과정임에는 분명합니다. 역사적인 문헌에도 출산이 한 나라의 역사를 변하게 하고 나라를 멸망케 하는 일을 볼 수가 있습니다. 고려 공민왕의 사랑을 받던 노국공주가 출산으로 인하여 사망한 다음 공민왕이 시름에 빠져 실정을 하게 되고 이것이 이성계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또 최근 연속극으로 인기를 끌었던 여인천하에서 등장하는 조선 인종대왕의 어머니인 장경왕후가 인종을 낳고 몇일 후에 죽게되고 문정왕후가 역사에 기록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과거에 의료혜택을 가장 잘 받던 구중궁궐에서도 출산으로 인한 위험한 일이 자주 발생하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 천만한 출산이라는 과정에 의사가 개입하게 되면서 “안전한 출산” 위주로 분만 과정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산모나 배속에 있는 태아 감시를 쉽게 하기 위해서는 산모가 진통 중에 똑 바로 누워 있어야 하며 출산도 의사가 편하게 수행하고 합병증이 발생시 대처가 원할한 자세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분만 중에는 보호자의 출입이 통제되고 출산 후에도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산모 옆보다는 깨끗하다고 생각되는 신생아실에서 아이를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진통을 조절해 주기 위해서 촉진제 사용이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 사용, 또는 산모나 아이의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위험 천만한 분만의 과정을 의사가 진행하면서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병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고 치료라 문제의 발견에 주안을 두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임신이나 출산을 생각해 보면 이러한 일이 여성의 병적인 현상이 아님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할머니들이 아이를 낳던 과정을 생각해 봅시다. 임신 중에 김매러 가서 진통이 오면 자리를 펴고 누워 출산을 하고, 보자기에 아이를 싸서 광주리에 눕혀 놓은 다음 밭일을 다하고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집에 왔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출산이라는 것이 특별히 어떠한 사건이 아니고 생활 속에 있어왔던 일 중의 하나이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리현상 중의 하나임이 자명합니다. 단지 출산이 가지는 위험성때문에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인 출산 과정이 왜곡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의학적인 출산에 묻혀 망각되고 있던 자연스러운 출산을 회복하고 산모들이 주체적으로 분만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변화된 출산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진통의 괴로움을 의학적인 개입이 아닌 산모가 주체적으로 진통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다양한 분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의료지식의 공유화가 이루어 져야 합니다. 과거에 산모는 의사들의 지시에 따라 분만을 하고 신생아를 관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분만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의사와 함께 이해하고 진통 중 행해지는 의료 행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산모만의 산전 관리가 아니고 가족이 함께하는 산전 관리 입니다. 산모들은 입덧을 하고 몸이 무거워지고 호흡이 곤란해 지는 육체적인 변화 뿐 아니라 배속의 아기 움직임을 느낌으로서 태아의 귀중함을 확인하고 이를 담당 의사로부터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자유로운 분만은 이 뿐 아니라 이를 가족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태아의 움직임과 병원에서 나누었던 의사와 산모의 대화를 인터넷을 통하여 집에서 체험하고 직접 병원에서 같이 진료 받아 산모의 의료 정보와 느낌을 같이 공유하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산모만의 진통과 분만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진통과 분만입니다. 이 원칙은 분만에 대한 산모의 주관적인 참여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의미입니다. 산모는 병원의 낳설고 차가운 환경이 아닌 집 같은 평화롭고 편안한 가족 분만실에서 분만을 합니다. 산모 혼자가 아닌 가족이 함께하며 진통과 분만이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 집니다. 이는 진통과 분만이 의사 중심에서 산모 중심으로 옮겨 같음을 의미합니다. 분만을 위하여 산모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과 필요한 기구가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네번째는 산모가 바로 누워서 진통과 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자세에서 진통을 하고 분만을 합니다. 바로 누워있다는 것은 바로 의사 중심적인 사고에서 시작이 됩니다. 의사가 태아의 상태를 관찰하기 쉽고 분만하기 쉬운 자세가 아니라 산모가 편안한 자세가 태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서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다섯번째는 출산 후 신생아의 격리가 아니라 모자동실을 통한 신생아와 분만실에서부터 함께하는 것입니다. 부모와 신생아가 빨리 접촉하여 정서적인 유대감을 빨리 얻고 숙련된 교육자들에 의해 부모의 역할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여섯번째는 이러한 유대감을 통하여 신생아에게 가장 좋은 음식 그렇니까 모유를 수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통을 산모가 주관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분만법중 대표적인 것이 무통 분만입니다. 의학적으로 경막외 마취라고 하는 것으로 척추를 싸고 있는 경막외에 마취제를 삽입하여 통증을 없애는 방법입니다. 하반신에 감각 신경이 둔화되어 통증이 경감되지만 운동 신경은 남아 있어 다리를 움직일 수 있고 의식에 영향이 없어 산모가 출산 과정에 주관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라마즈 분만법은 파블로브 박사의 조건반사에 근거하여 고안되었고 정신예방법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호흡법, 이완법, 연상법을 통하여 진통 중인 산모가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소포롤로지 분만법은 서양의 이완법에 동양기법을 연결하여 다이나믹하고 적극적인 이완법을 개발하였습니다. 정신의 평안과 안정, 조화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연상법, 호흡법, 적극적인 이완법, 산전체조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산모가 진통시 느끼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소포롤로지 분만은 마치 동양의 요가를 보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가족 분만이라고 하는 것은 분만대기실에서 산모가 분만대로 이동하고 그 후 회복 침대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한 침대와 공간에서 진통과 분만 회복이 이루어지며 남편과 가족들의 격려 속에 분만이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산모에게 정신적이고 신체적으로 이완을 시켜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편안한 환경입니다. 주위에 모르는 의료진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알고 있고 사랑하는 남편이나 어머니가 옆에 있으면서 평소에 듣던 음악을 들으면서 분만하는 것이 가족 분만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인권 분만이라고 많이 알려진 르봐이예 분만은 임산부 입장에서는 임산부 스스로가 분만의 주체가 되어 분만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질수 있도록 해주고 신생아의 입장에서는 인권 존중과 신생아가 원하는 탄생의 첫 순간을 아기의 입장으로 생각하는 방법으로 아기의 시각, 청각, 촉각, 감정, 호흡, 중력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 방법입니다. 그네 분만은 그네 처럼 고안된 장치를 통하여 산모가 원하는 자세 즉 바로 선 자세, 앉은 자세, 쪼그리고 앉은 자세,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 웅크리고 누운 자세, 앉는 부위에 엎드린 자세, 매달린 자세 등의 다양한 자세를 취하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진통이 오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진통이 올 때마다 산모를 흔들어 주면서 분만을 할 경우 분만 진행이 순조롭고 더 평안해 집니다. 수중 분만이라고 하는 것은 진통을 따뜻한 물속에 진행하게 도와 주어 산모의 정산적인 편안감뿐 아니라 질 주위 근육의 이완을 도와 주는 방법으로 서 있거나 앉아 있기 때문에 좌식 분만의 효과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야기 한 것은 변화된 분만 문화와 분만법이었습니다. 그러면 분만을 준비하는 마음자세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산모들은 임신과 출산은 고통을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혹시는 여성들에게 출산이라는 의미가 텔레비전 연속극에서 새끼줄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아래로 힘 주면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새 생명을 가족의 일원으로 맞아 들이는 새 생명에 대한 기대이며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희망입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임신과 출산이 고통 때문에 부정적으로 생각되어 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분만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출산이라는 고통의 과정에 미리 위축되어 온 몸이 긴장되어 있습니다. 분만실에 들어간 순간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소리지르는 산모들의 모습이고 다음이 “힘주라”는 의사나 간호사의 목소리일 것입니다. 긴장되고 위축되면 온 몸의 근육도 수축되게 됩니다. 이는 회음부나 질 근육도 수축이 일어나 분만 과정에 좋을 일이 없습니다. 우리의 뇌에는 흔히 아편으로 알려진 모르핀보다 100배 정도 강력한 작용을 가진 마약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을 내인성 모르핀이라는 의미로 엔도르핀이라고 부릅니다. 엔도르핀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 내는 진통제입니다. 그러므로 출산 상황에서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훈련을 꾸준히 해 준다면 마취를 통하는 무통 분만보다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엔도르핀이 잘 분비될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과 정신적 수양입니다. 운동을 하거나 운동경기를 관람할 때는 몸이 저절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게 되어 엔도르핀 분비가 왕성해집니다. 또 운동을 하게되면 출산이라는 힘든 과정에 대비한 몸의 상태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출산 후에 회복도 빠르게 도와 줍니다. 운동의 종류는 너무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 과격한 운동은 피해주고 산소의 소비가 너무 많고 열이 나는 운동은 피해주어야 합니다. 임신 중 가장 적절한 운동은 수영과 실내 자전거 타기나 걷기 입니다. 요사이 유행하는 산모 체조도 너무 힘들지 않고 부상의 위험성이 적은 적절한 운동이라 생각이 듭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임산부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변비도 예방하고 식사도 잘하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운동 경기도 직접 관람하세요.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에 흥분도 해보고 소리도 질러 보세요. 이 모든 것들이 출산을 준비하는 산모들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진통을 이길 수 있게 하는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해 줍니다.
정신적 수양은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사고는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 시킵니다. 즉 “아프지 않다”, “즐겁다”,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정보들은 뇌를 자극해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지요. 임산부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이완하게 되면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엔도르핀의분비가 촉진되고 통증이 감소 됩니다. 또 이완이 잘되며 자궁문이 빠르게 열려서 진통 시간이 짧아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웃을 때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 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요. 어떻게 하면 진통이 올 때 웃을 수 있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한 번 태어날 아이를 생각해 보세요. 방긋 웃는 아이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아이는 새로운 가족의 일원이고 자기가 가장 사랑할 사람인 것입니다. 진통이 올 때 아이를 생각하며 웃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출산을 준비해 보세요. 귀중한 새로운 가족의 일원을 맞이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진통을 생각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나는 진통을 이길 수 있다.” 라고 외쳐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