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의 역사와 우리에게 주는 의미 > 칼럼

여성에게 가장 큰 공포는 출산의 공포입니다. 하나님의 말을 어기고 뱀의 유혹에 빠져 선악과를 따먹은 이브에게서 기원한 여성들의 벌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출산의 고통을 피하기 위하여 많은 여성들이 선택하는 것이 제왕절개입니다. 진통을 참지 못해 분만실에서 흔히 수술을 요구하며 산부인과 의사는 너무 쉽게 허락합니다. 또 우리나라 제왕절개의 빈도가 세계적으로 높다고 한 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제왕절개(Cesarean section)의 어원은 로마 황제 “율리우수 시저”가 엄마 배를 가르고 나와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제적으로 로마 시대에 제왕절개술이 시행되었는데 시행되는 경우는 아기를 낳는 산모가 죽게 되었을때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행해졌다고 합니다. 실제적으로 로마시대에는 아이를 낳으면서 산모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은 비교적 흔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이스 로마 신화에서도 아폴로가 그의 아들을 어머니 배속에서 꺼내는 것이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저의 어머니는 기록상으로 시저가 태어난 후 오랫동안 살았던 것으로 보아 시저는 제왕절개술로 태어난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 당시 제왕절개 후 산모는 모두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라틴어의 “절개하다”라는 어원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중세 이후에는 종교적으로 제왕절개술이 시행되어 졌는데 죽은 산모에서 태아를 분리하여 따로 매장하기 위해 죽은 산모를 대상으로 시행되어 졌다고 합니다. 제왕절개 후에 산모와 태아가 둘 다 죽지 않은 첫 기록은 16세기에 스위스에서 있었다고 합니다. 몇일 동안 진통을 하고도 부인이 아이를 낳지 못하자 열명이 넘는 조산사에게 도움을 청하였으나 부인의 고통은 더해 갔다고 합니다. 가축을 분만한 경험이 많은 남편은 정부의 허락을 받고 산모의 배를 갈라 아이를 분만했다고 합니다. 이후 산모는 5명의 아이를 더 낳았고 그리고 배에서 태어난 아이는 70살이 넘도록 장수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80년이 넘어 기록되어 정확성에 의문은 있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유럽의 시골에서 제왕절개는 행해졌다고 하는데 주로 시골의 부엌에서 사용되는 칼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실제적으로 의학적인 성공은 19세기 초에 아프리카에 간 영국인들에서 이루어 졌는데 이때는 자궁은 봉합하지도 않았는데도 많은 성공이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마취가 발전하고 수술적 기술이 발전하여 제왕절개술은 19세기 후반부터는 널리 행해지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909년 대구 동산 의료원에서 처음 시행되어 졌다고 합니다.
이런 제왕절개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생살을 자르고 분만하는 것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통증을 주었나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몇일 밤을 진통의 고통 속에서 보내다가 아이를 낳지 못해 죽게 되었을 때 부엌의 식칼 같은 것으로 배를 자르고 아이를 분만했던 유럽 여성을 생각하면 하룻밤의 통증도 못 참아 수술을 하는 의사와 현대의 산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성식 MD,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