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생] 늦둥이 출산 유의점 (조선일보글입니다.) > 칼럼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경제사정이 좋아지면서 최근 여유계층을 중심으로 늦둥이 출산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될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외래 진료를 하다보면 결혼 초기에 자녀를 한둘 낳고, 10년 이상 터울로 막내를 가진 부부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늦둥이 출산은 의학적인 위험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정과 부부 사이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를 가져다 준다.

우선, 뒤늦은 아이의 출현은 집안 분위기를 크게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사회활동으로 술을 많이 즐기고 시간의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는 남편의 귀가 시간이 빨라지게 된다. 또한 늦둥이는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들하던 부부 사이에 커다란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늦둥이를 위해 부모는 더욱더 오래 살기 원하고 술·담배를 끊는 등 자신의 건강에 정성을 쏟게 된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 더욱 젊어지고 싶어하고, 새로운 활력과 의욕으로 사회생활을 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늦둥이 출산에 있어 산부인과 측면에서 꼭 고려해야 할 사항도 있다. 우선 늦둥이를 갖기 전에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고혈압·당뇨·비만 등을 면밀히 검사해야 한다. 이러한 질병으로 인해 중요 장기의 혈류감소가 발생하면 실제 임신을 했을 때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 조기분만, 전치태반, 태반의 조기박리, 태아 성장지연 등이 젊은 임산부에 비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산모와 남편의 고령으로 인해 염색체 이상, 선천성 기형 등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부부가 새로운 인생설계로 늦둥이를 원할 경우, 임신 계획부터 출산까지 전문의와 긴밀하게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늦둥이 임신 중에는 젊은 임산부에 비해 충분한 영양소, 비타민, 철분제제의 섭취에 더욱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물론 적당한 운동과 휴식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