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은 극복될 수 있다. > 칼럼

정상적으로 부부관계를 갖는 부부가 1년이상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를 불임으로 정의 합니다. 그러나 병원에 내원하는 시기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결혼한지 몇 개월이 되지않았지만 임신을 너무 원하여 혹은 불임이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에 병원에 급하게 내원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결혼한지 4-5년이상 지난후에야 주위의 성화(?)에 못이겨 병원에 내원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본인의 직업, 남편과의 관계, 경제적인 문제등도 병원에 늦게 내원하시는 분들의 이유일 수 있습니다.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겁(?)이 나서 민간요법이나 약재를 복용하다가 뒤늦게 내원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여러 경우가 있지만 일단 병원에 내원하시면 주치의는 각자의 상황과 불임기간, 과거병력을 참고로 하여 각자에 맞는 검사계획과 치료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물론 비교적 적은 비용과 최소의 검사, 자연스럽고 부담이 적은 방법, 그리고도 빠른 시일내에 임신을 하는 것이 전문의들의 바라는 바입니다. 처음부터 확실한 진단과 빠른 방법만을 원한다면 그것도 가능하지만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가 될 수 있으며 의료비가 상승하게 됩니다. 따라서 경험많은 주치의를 신뢰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리적인 검사 및 치료계획에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임신이 급하고 stress가 많은 상황에서는 빨리 진행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불임검사 및 치료에 들어가기전 몇가지 알아야 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임신이 안되는 원인이 다양하고 많지만 크게 나누면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가지는 임신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지만 좀 늦게 되는 유형으로 수태력이 저하되어 있는 경우입니다.(sub-fertility) 결혼한지 4-5년이 지나도 임신이 안되다가 병원 다니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갑자기 임신되는 경우로서. 대부분의 불임을 가진 부부가 여기에 해당이 됩니다. 이런 경우 주치의는 불인원인을 제거하거나 배란유도등의 수태력을 증가시키는 치료를 함으로서 임신이 빨리되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또 한가지는 나팔관이 막혀있거나 무정자증등에서와 같이 병원에 다니지 않으면 임신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sterility) 이런경우 보조생식술이나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임신을 적극적으로 시행합니다.
이런점 을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불임진단 및 치료시 항상 이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하며 완전불임(sterility)가 아닌 경우는 수태력이 아무리 저하되어 있더라도 언제든지 임신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을(시험관아기)를 몇번 시도해도 임신이 안되더니 포기하고 집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임신되는 경우가 드물게 있는데 이런 경우를 수태력이 저하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매달 임신을 시도할때 마다 주기당 임신률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정상적인 20대 젊은 부부가 매달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질 때 임신될 확률은 15-20%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결혼후 6개월에 50%, 1년에 80%정도 임신됩니다. 병원에 내원하여 첫달에 배란초음파로 배란일을 알려주며 “이번 달에 임신될 확률은 정상적인 부부의 경우 20%이하입니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부인들은 “어머 그것밖에 안되요?”라고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공수정이 대략 10-15%, 체외수정(시험관아기)가 25-35%의 주기당 임신률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고 누적임신률(일정기간내 여러 번 시도하였을때 임신될 확률)을 생각하고 치료에 임해야 합니다. 병원에 다니며 임신을 한번 시도하였는데 실패했다고 영원히 임신이 안될 것처럼 실망하고 포기하는 분들은 위의 사항을 잘 이해하여 용기와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임상에서 보면 아무리 어려운 상태에 있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분들은 대부분 임신에 성공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셋째, 불임클리닉에 다니시는 분들은 지속적으로 주치의를 믿고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래에서 보면 타병원에서 2-3개월 자연스럽게 시도하다가 안되니까 용하다는 약방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재를 몇 개월 복용한 후 다시 몸을 추스려 또 다른 병원에 가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들은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고 체계적인 검사 및 치료가 안되어 경제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되며 본인도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꾸준히 치료하면 드물게 본인의 원인이 매우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부인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경험있는 전문의들은 환자 각각의 상황에 맞게 본인의 불임기간을 고려하여 검사항목과 감사시기를 정하고 임신시도하는 방법도 처음에는 확률이 약간 떨어지지만 자연스럽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몇번 시도한 후 임신에 실패하면 (누적임신률을 고려) 새로운 검사와 치료방법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따라서 본인을 가장 잘 파악하고 체계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 경험많은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여 치료의 전과정을 이해하고 꾸준히 시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입니다.

임상에서 환자를 대하다 보면 어려운 분인데 쉽게 임신이 되는 분도 있고 금방 될 것 같은데 임신할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분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임신이 되기 힘든 분인데 덜컥 임신이 자연스럽게 되는 분도 있었습니다. 임상을 보면서 더욱 절실히 확인하는 것은 생명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고 신뢰할 때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생긴다고 믿습니다.